모토로라의 쿼티 스마트폰 모토로라의 뒤늦은 사용후기입니다.
 일단 이 폰이 국내에 출시된지 일년도 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사용한 것도 반년 가까이나 됩니다. (기간상으로 반년이지만 실제 사용은 한 달정도)

알려진 스펙은 아래와 같습니다.

CPU : ARM Cortex A8 600Mhz
OS : 안드로이드 2.2 (Froyo)
화면 : 3.7인치 LCD
해상도 : 854 x 480 (WVGA)
RAM : 256MB SDRAM 
Flash Rom : 512MB (가용 메모리 약 215MB)
메모리 : 8GB 외장 메모리 제공 (최대 32GB 지원)
배터리 : 1,390mAh / 1,420mAh
사이즈 :  60 x 115.8 x 13.7 mm
무게 : 약 170g (142.5g + 배터리 27.5g)
500만화소 AF카메라 (LED 플래쉬 탑재)
블루투스 2.1

 이 정보는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으니까 별 의미는 없다고 봅니다.
실제 사용하면서 느껴지는 체감이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되니 그런 요소를 중점으로 객관적이면서도 주관적인 내용으로 채우겠습니다. 주로 불편했던 점 위주가 될 예정입니다. 장점은 쿼티 키패드 이거 하나임. 끝. 레알임.
※ 저는 루팅하지 않았고 순정펌 사용자입니다.

 일단 모토쿼티는 스마트폰 계급도라는 이름으로 한때 유행했던 그림에 '카톡머신'이라고 짧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저는 모토쿼티를 사용안하는 최근에서야 그 계급도를 자세히 보아서 알게되었는데 정말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됩니다.


모토쿼티 = 카톡 단말기
 
 일단 모토쿼티는 현재에 비춰보면 아주 저사양한 모델입니다. 따라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구동이나 화려한 게임 구동 등에 상당한 지장이 있습니다. 하지만 카톡같은 비교적 가벼운 프로그램만 이용하기엔 손색이 없고 더군다나 쿼티 키패드라는 절대무기가 있습니다. 단순 메신져나 SNS 이용시에 모토쿼티만큼 훌륭한 안드로이드 폰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쿼티 키패드 없는 스마트폰은 불편해서 쓰기 싫다는 생각까지 하였습니다.
 하. 지. 만. 이것은 모토쿼티에게 제가 낚인 것입니다. 쿼티 키패드가 확실히 일반 터치 보다 빠른 것은 사실입니다. 인정함. 그렇지만 모토쿼티에서 쿼티 키패드가 더욱 더 빛을 발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모토쿼티의 터치감이 아주 저질이란 점입니다. 그래서 터치로는 도저히 불편해서 메세지를 입력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쿼티 키패드를 사용하게 되고 속이 뻥~ 뚫리게 되죠. 그래서 쿼티 짱! 이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터치는 불편한 것. 쿼티는 편한 것. 이라는 인식이 자연스레 생겨나게 됩니다. 모토로라가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일부러 터치감을 구리게 만들었다면 정말 대단한 도박을 벌인 것이라고 생각되네요. 그럴 가능성을 제기하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앱을 실행시키거나 할 때는 그렇게 큰 불편함은 없습니다. 하지만 메세지 작성을 하려고 키패드를 터치할 때는 반응 속도가 정말 속 뒤집어 집니다. 제가 누르는 속도를 못따라옵니다. 제가 엄청 빨리 치는 것도 아닙니다. 모토로라 제품 처음 써서 키패드도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제가 입력하면 반응속도가 따라오지를 못합니다. 하지만 역시 유명 스마트폰에 비해서 전체적인 터치감은 현저히 떨어지고 특히 키패드 터치감은 부끄러울 정도입니다. 생각해보면 X10 mini를 쓸 때도 터치감에 대한 불만이 전혀 없었습니다. 모토쿼티를 쓰다가 갤럭시 지오의 키패드를 눌러보니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완전 '신세계'였죠. 이 정도면 쿼티 키패드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처음 들었습니다.

 몇 가지 프로그램을 깔고 Advanced Task Killer Free라는 앱으로 불필요한 앱을 죽이고나면 보통 메모리가 70MB 정도 확보 됩니다. 많을 때는 80MB 까지 되었습니다. 램이 아주 후달립니다. 그래서 버벅거림이 많이 발생합니다. 성질급한 한국사람 속 타들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냥 그럴려니 생각해서 크게 스트레스 받지는 않았습니다. (심지어 재부팅도 자주 되는데 그것도 그럴려니 했습니다. 허허 녀석 또 재부팅이야? 이런 느낌) 쿼티 키패드의 매력(물론 터치감에 비해서 좋은 것)이 느린 속도따위 충분히 커버해준다고 생각했습니다. 카톡 정도는 충분히 돌리는 사양이니까 상관없었습니다. 하지만 또 하나의 크나큰 단점. 램이 후달리는 것보다 더 심각한 바로 내장 메모리의 후달림입니다. 이건 치명타였습니다. 쿼드코어에 램16GB 컴퓨터에 하드디스크가 1GB라고 생각해보세요. 그럼 그냥 인터넷만 해야합니다. 쿼드코어도 램 16GB도 아닌 주제에 내장 메모리가 코딱지만한 녀석이 바로 모토쿼티입니다. 사실 갤럭시 지오와 거의 용량이 같습니다. 갤럭시 지오도 이 점이 치명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화면이 3.2인치에 해상도가 구리다는 것 빼고)다른 모든 면에서는 정말 훌륭한 보급형이지만 보급형답게 갤럭시 지오도 내장 메모리가 정말... 안습입니다. 이 점이 왜 그렇게 치명타냐면 역시 스마트폰 성공의 후광인 앱 사용에 제한이 생깁니다. 갤럭시S2의 스펙에서 내부 메모리만 모토쿼티처럼 갖춰도 그건 정말 땅을 기게 됩니다. 뭐 깔 수 있는 앱이 있어야 말이죠. 게임? 게임은 보통 고용량이라서 구동 가능한 사양인가를 떠나서 한 두개 설치해버리면 힘듭니다. 카톡깔고 인기있는 앱 몇 개(필수적인 어플포함)하면 진짜 기본앱 업데이트도 겁납니다. 필요한 다양하고 유용한 앱을 설치할 공간이 없어서 사용할 수 없는 상황. 이게 얼마나 답답한지 모릅니다. 엄선하고 엄선해서 딱 필요한 앱만 알뜰살뜰하게 깔아서 사용했습니다. 결정적으로 제가 모토쿼티를 떠난 것바로 내장 메모리의 한계 때문입니다. (이 외에도 자잘한 단점으로는 무겁다는 것도 있죠. 역시나 저는 그럴려니 했습죠. 지금 아트릭스는 너무 가벼워서 떨어뜨릴 것 같아서 조마조마.)

 드로이드X2 정도면 제가 바라는 이상적인 스마트폰입니다. '쿼티 키패드 + 고스펙'. 좀 무거워도, 두꺼워도 상관없습니다. 그래서 옵티머스Q2가 발매된다는 소식에 엄청 기뻐했었는데 LGT에만 출시되었죠.

 모토쿼티를 쓰면서 모토로라(속칭 모토레기) 제품은 정말 별로라서 쓰기 싫다고 생각한 주제에 현재 아트릭스를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트릭스는 대박. 모토쿼티를 쓰다가 아트릭스로 건너오니 이건 또 다시 신세계. 1Ghz 듀얼코어 + 1GB DDR2 램에서 뿜어져나오는 속도는 정말 굿!!! 하지만... 해상도가 qHD라서 화려한 스펙을 가지고도 제대로 구동하는 게임이 적습니다. 화면이 짤리거나 아예 실행도 안되요. 하지만 게임은 안하면 되기 때문에 카톡, 인터넷, 앱 사용에선 정말 훌륭한 보급형(*) 폰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출시 모토로라 최고사양이지만 얼마전부터 완전 물량 풀려서 약정 걸면 할부원금 11만원~15만원] 터치감, 반응속도 모두모두 매우 훌륭합니다만 역시 쿼티 키패드 사용 시절보단 카톡 입력 속도가 많이 뒤떨어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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